a spoonful of 상식

너의 이름은, 그리마

coffee-grin 2024. 10. 29. 06:00

주로 돈벌레라고 불리지만, 저에게는 '그리마'라는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그리마예요. 학명은 Scutigera coleoptrata(스쿠티게라 콜레옵트라타)입니다. 흔히 "house centipede(하우스 센티피드: 집 지네)"라고도 알려져 있어요. 전 세계 온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지동물이죠.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다양한 대륙에 널리 퍼져 있고요, 집 안이나 주거지 주변에서도 자주 만나실 수 있어요. 사실 제가 얼마나 오래된 생물인지 아시나요? 백악기 초반에 발트해 지역의 호박에서 그리마과 화석이 발견된 기록도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정말 오래전부터 지구에 살아왔던, 아주 ‘고대 생물’인 셈이죠. 

 

한국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살았답니다. 중세 한국어로는 "그르메너흐리"라는 긴 이름으로 불렸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의 ‘그리마’라는 이름이 된 거예요. 순수한 한국어 '그리마', 제 이름 이쁘죠?ㅎㅎ 사람들은 저에게 "돈벌레"나 "쉰발이" 같은 별명을 붙이며 꽤 오래 함께 해왔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사람들 곁에 머무는 것도 나름의 인연이 아닐까요? 자, 그럼 이제 저의 특징과 빛나는 특기를 좀 소개해볼게요!

 

어라, 저의 풍성한 롱다리들을 요렇게 그려놓으신 분 누구신가요?


내 이름은, 그리마


⭐ 제 다리 몇 개일까요?

제 다리는 총 30개(15쌍)랍니다. 다리가 쉰 개(50개) 정도로 많아 보인다고 해서 “쉰발이”라는 별명도 있죠. 제가 빠르게 움직이면 다리가 여러 겹으로 보이면서, 사람들에게 마치 뭔가 서두르는 듯 보여서 “설레발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덕분에 복잡한 구석구석을 빠르게 누빌 수 있답니다.


💰 돈벌레라는 별명 덕 좀 봤죠
저는 사실 '돈벌레'라는 별명으로 유명하죠. 그건 제가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해서예요. 예전에 큰 창고나 부잣집의 광에서 저를 자주 볼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를 죽이면 재물운이 나간다는 미신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저는 별명 부자에요. 돈벌레, 쉰발이, 설레발이 외에도 또 있어요.  

 

✔️ 그리매 : “그리마”라는 이름은 중세 한국어에서 유래되었으며, 경상도와 전라도 방언으로는 “그리매”라고 불렸습니다. 지역에 따라 “그르매”, “구루마” 등의 변형도 있죠. 옛 한국어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 지차리 / 사력이 / 땅지네 : 이 이름들은 그리마의 형태와 습성에 따라 불린 옛 별칭입니다. "지네처럼 생긴 벌레"라는 뜻에서 "땅지네"와 같은 이름이 유래했으며, "지차리"나 "사력이" 같은 이름도 지역에 따라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 그선생 : 인터넷에서는 바퀴벌레를 '바선생'이라 부르는 것에서 유래하여, 저 그리마도 비슷한 방식으로 "그선생"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해요. 바퀴벌레처럼 사람들에게 자주 눈에 띄지만, 돈벌레라 재물운을 담고 있다고 여기시거나 바퀴벌레를 먹는 익충이라는 생각에 살려주는 경우가 많아 친근하게 '그선생'이라 부르시더라고요. 감사해요.ㅎㅎ


 🦟 저는 해충 포식자랍니다
제가 해충을 먹는 건 알고 계셨나요? 모기, 파리, 바퀴벌레까지도 제 먹이로 삼곤 하죠. 사실 “그리마가 바퀴벌레를 박멸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제 능력으로는 수를 조절하는 정도지, 박멸은 어렵답니다. 그리고 바퀴벌레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식사가 아니랍니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 해충 억제에 기여하고 있어요!


 🌙 다크 히어로 

주로 어두운 구석에서 돌아다니며, 해충들을 해치우죠. 그래서 낮보다는 저녁이나 새벽에 저를 보실 확률이 높답니다. 사람들이 느닷없이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저는 겁이 많아 조용히 도망가기 일쑤랍니다.


 🏃‍♂️ 겁쟁이긴 해도 빠르답니다!

만약 저를 잡으려고 하신다면 아마 저의 ‘질주 모드’를 보시게 될 거예요. 커브도 척척 돌아가며 도망칠 수 있고, 그 속도는 바퀴벌레에 뒤지지 않죠. 덕분에 자연계의 스프린터로도 불린답니다.

※ "스프린터" : 단거리 경주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선수


 ⭐ 위급하면 다리도 과감히 떼어내요

만약 적이 공격해오면 저도 생존을 위해 다리를 떼어버리곤 해요. 다리를 잃으면 탈피를 통해 재생이 가능하긴 하지만, 너무 많이 잃으면 곤란하겠죠? 저 나름대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방어하는 전략이랍니다.


🕰️ 긴 수명과 여섯 번의 탈피
저는 평균적으로 3년에서 7년을 살며 성체가 되기까지 여섯 번의 탈피를 거쳐요. 성충이 되면 단독으로 생활하지만, 먹이가 많은 곳 근처에 여러 마리가 모여 ‘가짜 군집’을 이루기도 해요. 덕분에 저를 자주 보셨다면 그만큼 먹이원이 풍부한 환경이라는 뜻이겠죠.


 ❄️ 추운 겨울에도 활동 가능!
겨울철에도 간혹 저를 보셨다면 놀라지 마세요. 따뜻한 하수구나 환풍구에서 잘 지내다 가끔 실내로 나오기도 하거든요. 이때는 다른 해충이 없도록 환경을 정돈하는 게 좋겠죠.


 🌍 생태계 균형 유지에 도움을 주는 생물
저는 해충을 잡아먹고, 다른 포식자에게 먹히면서 생태계 균형에 도움을 줘요. 자연 속에선 저도 작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셈이죠.

 

출처 :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제 외모가 좀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제 소개를 마치게 되었네요! 겉모습 때문에 가끔 사람들을 놀라게 할 때도 있지만, 저는 그저 작은 해충 포식자로서 생태계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이에요. 바퀴벌레, 모기 같은 해충을 조절하고, 다른 생물들의 먹이가 되며 자연의 균형을 지키고 있죠.

 

사실 저도 겁이 많아서 조용히 구석에서 지내는 걸 좋아한답니다. 혹시 저를 보게 되더라도, “아, 이 녀석도 나름 열심히 일하는구나!” 하고 한 번쯤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여러분과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는 이만 돌아가볼게요!

야옹이야 메롱, 나 달리기 선수라구 _ 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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