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요일에 나타난 사람
파란 하늘 아래
서있는 아름다운 사람
내 맘을 두드리네
슬플 땐 빨래를 해
시간이 흘러 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슬픈 니 눈물도 마를거야
자, 힘을 내!
슬픔도 억울함도 같이
녹여서 빠는거야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거야
참 예뻐요
이런 내 마음 아나요
요즘 맑고 파란 하늘 아래, 저절로 뮤지컬 빨래 노래들이 흥얼거려지더라고요.
저는 소극장 뮤지컬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 봤던 작품은 약 20년 전인 2004년, '신문물 소개쟁이'이며 '한결같은 호기심 토끼'인 친구 '갱킴'의 추천으로 대학로 창작뮤지컬 '달고나'를 봤습니다. 추억의 가요들을 스토리에 멋지게 녹여낸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그 후로도 셀 수 없이 많은 좋은 작품들을 접해왔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빨래'라는 작품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한국 창작뮤지컬 빨래
한국 사회의 희로애락을 담다
빨래는 서울 외곽 작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나영은 강원도를 떠나 서울에서 서점 직원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27살의 젊은 여성입니다. 그녀는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이웃집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됩니다.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인 솔롱고와 나영은 처음엔 어색하지만, 서로의 순수한 면모를 발견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이주노동자인 솔롱고의 캐릭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사회적 고립의 문제를 그리고, 주인공 나영을 통해 한국의 청년들이 겪는 불안정한 직장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드러냅니다.
또한, 나영이 사는 집의 주인인 서울살이 45년 차의 ‘주인 할매’는 찬물로 빨래하고 박스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며, 아픈 딸의 기저귀를 빨래하며 애환을 간직합니다. 동대문에서 속옷 장사를 하는 희정엄마는 애인 구씨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의 빨래를 맡아가며 정을 쌓아갑니다. 이 밖에도 사장 눈치 보는 직장인, 외상값 손님 때문에 고민하는 슈퍼 아저씨, 마을버스를 운전하며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기사 아주머니 등 다양한 소시민들의 일상이 빨래를 통해 따뜻하게 그려집니다.
공연의 시작과 발자취
빨래는 명랑씨어터 수박에서 제작한 한국 창작 뮤지컬로, 2000년대 소시민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담아내며 “제2의 지하철 1호선”으로 불립니다. 지하철 1호선이 막을 내린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주로 공연되었으며, 서울 변두리 소시민들의 삶을 조명한 점으로 여러 뮤지컬 상을 수상했습니다.
본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시작해 2005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여러 극장에서 작품성을 보완하며 공연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이어갔지만, 학전그린 철거 후 동양예술극장으로 옮겨졌습니다. 2015년에는 10주년을 맞이해 3,000회 공연과 50만 명의 관객 기록을 세웠으며, 공연 길이와 삽입곡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된 후 2021년 유니플렉스에서 공연을 재개했으며, 일본 도쿄에서도 라이센스 버전으로 공연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2000회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고, 공연에 출연했던 여러 배우들이 참여해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뮤지컬 빨래, 지금도 공연해요
서울 대학로
용인, 대구, 청주 투어공연
빨래처럼 뽀송하게 말리고
힘을 냅시다
뮤지컬 빨래는 가을의 파란 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걱정과 근심을 뽀송하게 말리고, 마음속에 작은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죠. 저는 밀리고 밀린 빨래와 청소가 너무 귀찮게 느껴질 때에도 뮤지컬 빨래 노랠 흥얼거리며 힘내서 청소를 하곤 합니다. 공연을 보지 못하시더라도, 빨래의 노래들을 들으며 마음의 무게를 덜고 기분 전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겨보는거야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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