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이 된 지 6개월이 넘었습니다. 이삿짐을 풀고 정신을 차려보니, 딱 걷기 좋은 계절이더라고요. 공인중개사에서 얻은 세종시 지도를 펼쳐 들고, 이 동네 저 동네를 신나게 걸어다녔습니다. 곳곳마다 마을 이름이 참 예쁘게 지어졌더라고요. 무슨 뜻이 담겨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이름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고운동 - 가락마을
- 고운동: ‘곱다’에서 유래한 순우리말로, 모양과 생김새, 행동거지가 산뜻하고 아름다운 주거 단지를 뜻합니다.
- 가락마을: 갈림길에 있는 마을로, 가락처럼 길고 좁은 골짜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2. 아름동 - 범지기마을
- 아름동: 두 팔을 둥글게 모은 둘레를 뜻하며, 풍요롭고 조화로운 삶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 범지기마을: 마을의 지형이 범이 누워있는 모습과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3. 종촌동 - 가재마을
- 종촌동: 본래 ‘종촌리’라는 지역 명칭에서 유래하였으며, 역사적 상징성이 많은 지역입니다.
- 가재마을: 마을의 중심에서 가장자리에 위치한 골짜기를 뜻하는 이름입니다.
4. 도담동 - 도램마을
- 도담동: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으로, 탐스러운 행복이 넘치는 마을을 상징합니다.
- 도램마을: 지형이 황소의 뚜레(고삐)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5. 어진동 - 한뜰마을
- 어진동: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며, 슬기롭고 덕이 높다는 뜻을 지닌 이름입니다.
- 한뜰마을: 넓고 큰 들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넉넉한 삶의 공간을 나타냅니다.
6. 다정동 - 가온마을
- 다정동: 주민들이 다정하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마을을 뜻합니다.
- 가온마을: 전래 명칭 ‘가운데말’에서 유래하였으며, 중심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7. 새롬동 - 새뜸마을
- 새롬동: ‘새로움’을 의미하며,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 새뜸마을: ‘새로 닦은 터’를 뜻하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상징합니다.
8. 한솔동 - 첫마을
- 한솔동: 큰 소나무처럼 곧고 푸른 마을을 상징하며, 남원 송원리와 연관이 있습니다.
- 첫마을: 세종시의 첫 번째로 조성된 마을로, 도시의 시작을 알리는 이름입니다.
9. 나성동 - 나릿재마을
- 나성동: 지역 전래 명칭인 ‘나성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나릿재마을: ‘냇가에 있는 성’이라는 뜻으로, 냇가 근처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10. 가람동 - 머래마을
- 가람동: ‘강(江)’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강가에 위치한 지역을 나타냅니다.
- 머래마을: ‘멀리 있는 물가(개)’를 의미하는 마을 이름입니다.
11. 대평동 - 해들마을
- 대평동: ‘넓은 평야’를 뜻하며, 금강가의 넓은 뜰을 가진 지역입니다.
- 해들마을: 해가 따스하게 드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입니다.
12. 보람동 - 호려울마을
- 보람동: 보람 있는 지방 행정을 상징하는 마을입니다.
- 호려울마을: 금강이 여울졌다는 뜻에서 유래한 마을 이름입니다.
13. 소담동 - 새샘마을
- 소담동: 생김새가 탐스럽다는 뜻으로, 탐스러운 행복이 가득한 주거 단지를 의미합니다.
- 새샘마을: ‘새로 판 샘’이 있는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마을입니다.
14. 반곡동 - 수루배마을
- 반곡동: 전래 지명인 ‘반곡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소반을 닮은 지형을 가진 마을입니다.
- 수루배마을: 수로 근처에 논배미가 있는 들을 뜻하는 이름입니다.
15. 집현동 - 새나루마을
- 집현동: 많은 현자들이 모이는 대학 단지로, 학문과 지혜를 상징하는 마을입니다.
- 새나루마을: 고양이 모양의 지형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나루터의 위치가 변경되면서 ‘새나루’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16. 합강동 - 꽃나루마을
- 합강동: 미호천과 금강이 합쳐지는 지역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 꽃나루마을: 산등성이가 강을 향해 튀어나온 지점에 위치한 마을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17. 다솜동 - 글미마을
- 다솜동: 사랑의 순우리말로, 행복과 애정이 가득한 지역을 의미합니다.
- 글미마을: ‘논배미’라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산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18. 용호동 - 미리재마을
- 용호동: 전래 지명 ‘용호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지형이 용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 미리재마을: 산의 형상이 용과 닮아 ‘미리재’라 부르는 마을입니다.
19. 누리동 - 꽃재마을
- 누리동: ‘세상’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세상과 소통하는 대학 단지를 의미합니다.
- 꽃재마을: 산등성이가 들판 쪽으로 튀어나온 고개 밑에 있는 마을입니다.
20. 한별동 - 둔지미마을
- 한별동: 큰 별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주거 단지를 상징하는 이름입니다.
- 둔지미마을: 과거 둔전으로 부쳐졌던 밭이 있는 마을을 뜻합니다.
21. 해밀동 - 해밀마을
- 해밀동: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의미하며, 맑고 깨끗한 마을을 상징합니다.
- 해밀마을: ‘오리목’처럼 생긴 좁은 고개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22. 산울동 - 산울마을
- 산울동: 푸르고 깨끗한 주거 단지를 의미하며,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상징합니다.
- 산울마을: 돌로 만든 할아버지, 할머니 미륵이 있는 양지말의 거리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23. 세종동 - 모롱지마을
- 세종동: 세종대왕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예정지역의 중심지역입니다.
- 모롱지마을: 산모퉁이의 휘어진 곳을 뜻하는 마을 이름입니다.
세종 외 다른 도시에서도 순수한 우리말에서 나온 도로 이름이나 마을 이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강원도 화천의 '동구래마을'은 '동그란'에서 만들어진 이름이고요. 경북 영양군 '두들마을'은 언덕 위의 마을인데, 경상도 사투리인 '두들'이 언덕을 의미한대요. 그리고 강원도 강릉시 마을 이름 중에 '즈므'가 있는데, 해가 '저무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더라고요. 모두 소리 내어 읽어보면 귀엽기도 하고 정겹기도 합니다.
세종시가 만들어지며 땅의 본래 모습을 살리고, 옛날 이야기를 담아 멋진 이름들이 생겨났네요. 고운 우리말 이름을 짓기 위해 애쓰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곳을 거닐며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이름 속 뜻을 되새기는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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