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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스파이 _ 벨루가 고래? 다람쥐? 잠자리 드론?

coffee-grin 2024. 9. 7. 10:10

1. 비밀스러운 벨루가 흐발디미르의 죽음 (2024년 8월 31일)

2024년 8월 31일, 노르웨이 해안에서 벨루가 고래 흐발디미르 Hvaldimir 가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동안 첩보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았던 유명한 고래였습니다. '흐발'이 노르웨이어로 고래(Hval)를 의미하고, '디미르'는 러시아식 이름 '블라디미르(Vladimir)'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래와 블라디미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흐발디미르는 인간과 상호작용을 좋아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최근 이 벨루가의 죽음이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흐발디미르의 사체에서 총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여러 동물 보호 단체, 특히 OneWhale의 창립자 레지나 하우그(Regina Haug)는 흐발디미르의 사체에서 총알이 박혀 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가 총에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수의사와 생물학자들이 검토한 사진 자료에서도 총상에 의한 사망이 강하게 의심되고 있으며,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아직 공식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동물권 단체들은 이 사건이 고의적인 인간에 의한 폭력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흐발디미르 _ Wikipedia

흐발디미르에 대해 

2019년 최초 발견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부의 어부들이 몸에 하네스를 착용한 벨루가 고래를 발견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하네스에는 "St. Petersburg 장비"라는 라벨이 붙어 있어 러시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흐발디미르가 러시아 해군의 특수 훈련을 받은 첩보 고래라고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냉전 시기부터 해양 포유동물을 훈련시켜 다양한 군사 목적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인간과의 상호작용
흐발디미르는 매우 사람 친화적인 성격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두려워하지 않고, 종종 배와 어부들에게 다가가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많은 이들에게 흐발디미르를 사랑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종종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물건을 주워주거나, 함께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러시아 스파이 고래 의혹
흐발디미르가 착용했던 하네스와 그의 사람에 대한 친화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그가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고래일 것이라고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돌고래, 물개, 벨루가 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동물들을 훈련시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 동물들은 기뢰 탐지, 수중 감시, 무인 잠수정 회수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흐발디미르가 자신들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의 생활
흐발디미르가 발견된 이후, 그는 계속해서 노르웨이 해안에서 머물며 다양한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종종 어부, 관광객,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며 인간과의 접촉을 즐겼습니다. 특히 한 여성의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렸을 때, 흐발디미르가 이를 물어 다시 건네준 사건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럭비공이나 수중 드론과 같은 물체로 놀이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촬영되어 인터넷에 퍼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흐발디미르는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는 그의 인간 친화적인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처음에는 러시아 군사 목적으로 훈련된 고래일 수 있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치료 목적으로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훈련된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흐발디미르는 계속해서 바쁜 해안 지역에 머물렀고, 이는 그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자원봉사자들과 조직들이 그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그와의 상호작용을 조율했습니다​. 이렇게 관심을 받던 흐발디미르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Wikipedia


2. 스파이 동물들의 미션: 비둘기부터 고양이까지

전쟁 속에서 우리는 인간이 아닌 다양한 동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합니다. 동물들은 그들의 놀라운 감각과 뛰어난 능력으로 인간이 해낼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1차, 2차 세계대전부터 냉전 시대까지, 이들 동물들은 최전선에서 때로는 목숨을 걸고 중요한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비둘기, 고양이, 돌고래, 다람쥐, 곤충 스파이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스파이 활동 속에서 동물들이 맡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2-1. 비둘기: 하늘을 나는 첩보원

비둘기는 그들이 지닌 귀소본능 덕분에 오랜 세월 동안 인간과 함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1차, 2차 세계대전에서 비둘기는 중요한 통신 및 정찰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메시지 전달자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에서는 통신 수단이 제한적이었으며, 전보나 전화선은 쉽게 끊어지거나 적에게 도청당할 위험이 컸습니다. 이때 비둘기는 전장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유명한 예로, '셰르 아미(Cher Ami)'라는 비둘기가 있습니다. 이 비둘기는 1918년 프랑스 아르곤 숲에서 고립된 77대대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194명의 병사를 구했습니다. 셰르 아미는 적의 총알을 맞고도 임무를 완수했으며, 미국 전쟁부에서 전쟁 영웅으로 기리기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항공 사진 촬영 비둘기

비둘기의 임무는 2차 세계대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비둘기가 통신 수단을 넘어 정찰 임무까지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독일군은 비둘기의 등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여 적진 상공을 비행하며 사진을 촬영하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이들은 고정된 고도에서 비행하면서 적의 군사 기지와 병력 배치를 파악하는 중요한 정찰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당시 비둘기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술이었지만, 비둘기의 본능적인 비행 능력 덕분에 효과적인 첩보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2-2. 고양이: CIA의 실패한 첩보 실험

1960년대 미국 CIA는 좀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적의 정보를 수집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음향 고양이 프로젝트 (Acoustic Kitty)"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고양이를 도청 장치로 활용하려는 시도였는데, 고양이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CIA는 고양이의 귀와 신경에 소형 마이크와 송신기를 장착해 비밀리에 적국의 대화를 도청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도중 고양이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이며 제어 불능 상태가 되자,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이후로도 동물에 대한 지나친 실험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2-3. 돌고래: 해군의 수중 첩보원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는 첩보 활동뿐만 아니라 해양에서의 군사 작전에도 돌고래를 사용했습니다. 돌고래는 그들의 뛰어난 음파 탐지 능력 덕분에 해군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지뢰 탐지와 잠수함 추적

돌고래는 소나(Sonar)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이를 활용해 미 해군은 돌고래를 지뢰 탐지 및 제거, 적 잠수함 추적 등의 임무에 투입했습니다. 특히, 냉전 시기에는 수중에서의 군사 활동이 활발했기 때문에, 돌고래는 그들의 민첩성과 빠른 수영 능력으로 매우 유용한 자산이었습니다.

미국 해군은 이러한 돌고래 훈련 프로그램을 "해양 포유동물 프로그램(Marine Mammal Program)"이라 불렀으며, 돌고래 외에도 물개와 같은 다른 해양 동물들도 군사적 목적으로 훈련되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여전히 존재하며, 돌고래들은 오늘날에도 해군의 중요한 일부로 활동 중입니다.

2-4. 스파이 다람쥐: 이란의 2007년 체포 사건

2007년, 이란은 미국이 다람쥐를 첩보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스파이로 의심되는 14마리의 다람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다람쥐들은 도청 장치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그 자체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이 어떻게 첩보 활동에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 사건은 한편으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첩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 사례들을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어, 이 사건 역시 단순한 소문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2-5. 곤충 스파이: 잠자리 드론의 탄생

곤충 스파이 프로젝트는 냉전 시기에 미국 CIA에서 기획한 독특한 첩보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인섹토프터(Insectothopter)"라는 이 드론은 잠자리 모양을 본떠 제작되었으며, 첩보 활동에 투입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드론은 소형 마이크를 장착해 적의 정보를 수집하려 했으나, 기술적 한계와 비행 안정성 문제로 인해 실제로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미래의 무인 비행체 개발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했으며, 이후 드론 기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3. 첩보의 모든 것: International Spy Museum에서 만나는 동물 스파이

전쟁과 첩보 활동에서 동물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시다면, International Spy Museum(국제 스파이 뮤지엄)을 방문해 보세요. 이곳에서는 동물들이 스파이 임무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또 그들의 독특한 역사적 기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을 제공합니다.

3-1 . 동물 스파이들의 세계를 엿보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nternational Spy Museum은 동물 스파이의 역사와 첩보 활동에서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전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비둘기, 돌고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전쟁과 냉전 시기에 어떻게 정보 수집과 특수 임무를 수행했는지, 그리고 이들 동물이 오늘날의 현대 기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3-2. 뮤지엄에서의 다양한 체험

이 박물관은 단순히 전시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실제로 첩보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동물들이 수행했던 다양한 임무를 보다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스파이 훈련 체험: 방문자들이 스파이로서 미션을 수행하며, 과거 동물들이 했던 정찰 임무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
  • 정찰 드론 체험: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작은 무인 정찰기를 조종하며 스파이 미션을 완수하는 체험 프로그램

3-3. 방문 정보 

International Spy Museum은 워싱턴 D.C.의 L'Enfant Plaza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중 내내 운영됩니다. 입장권 예약 및 자세한 전시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 활동과 관련된 역사를 배우고, 그 속에서 동물들의 특별한 역할을 발견해보세요.

  • 위치: 700 L'Enfant Plaza, SW Washington, DC 20024, US
  • 공식 웹사이트: spymuseum.org

4. 동물 스파이: 새로운 시대의 윤리적 논란

동물들이 첩보 활동에 사용되는 방식은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사이보그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곤충에 소형 전자 장치를 장착해 감시 및 정보 수집을 수행하는 실험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기술이 첩보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인간의 목적을 위해 고통을 겪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으며, 흐발디미르의 비극적인 죽음은 동물 스파이 활동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중요한 사례가 되었습니다.